서울에서 기차 한 장이면 떠날 수 있는 여행지가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경상북도는 역사, 자연, 음식이 고루 어우러져 있는 지역이라 꼭 한번 가볼만한 곳인데요. 흔히 ‘차가 없으면 힘들다’는 인식이 있지만, 사실 KTX나 ITX만 잘 이용해도 편하고 알차게 여행을 즐길 수 있어요.
오늘은 경북 대표 여행지 3곳, 기차로 떠나기에 딱 좋은 코스를 소개해볼게요. 아직 제대로 경북 여행을 안가신 분들은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1. 경주 – 천년의 시간을 걷는 고도(古都)
서울역 → 신경주역 / 약 2시간 10분 (KTX)
경북 여행의 대표 도시인 경주는 KTX 개통 이후 훨씬 더 가까워졌고 훨씬 더 친근한 곳이 되었습니다. 신경주역에서 시내까지는 버스나 택시로 약 20분. 이동만 잘 계획하면 당일치기도 가능할 정도예요.
경주는 단순한 역사 도시를 넘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입니다.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같고, 걷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되는 도시죠. 이건 가 본 사람만 아는 느낌적인 느낌이에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불국사와 석굴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두 곳은 그 자체로 한국 불교 건축의 정수입니다. 불국사의 정갈한 조경과 석굴암에서 마주하는 동해 일출은 마음을 묵직하게 울립니다. 유명한 곳은 다 이유가 있는 법.
경주 시내에는 첨성대, 동궁과 월지(안압지), 월정교 같은 유적이 도보로 연결돼 있어, 기차 여행자에게 특히 좋은 코스입니다. 날씨 좋은 날 자전거나 스쿠터를 대여해 둘러보는 것도 추천드려요.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건 경주 황리단길. 전통과 현대가 묘하게 섞인 골목에는 감성 카페, 수제 디저트 가게, 기념품 샵 등이 많은데요. 낮은 한옥들이 들어선 거리를 거닐면 경주만의 아름다운 풍경에 계속 사진을 찍고 싶은 곳이에요.
낮엔 고분 사이를 걷고, 밤엔 월지의 야경을 보고, 마무리는 황리단길 카페에서 여유롭게—이게 바로 경주 여행의 정석이죠.
🎯 추천 코스: 신경주역 → 불국사 → 안압지 → 황리단길
🍚 추천 음식: 경주 찰보리빵, 황남빵, 쌈밥정식
2. 안동 – 전통과 인문학이 살아 숨 쉬는 도시
청량리역 → 안동역 / 약 3시간 (무궁화호)
안동은 '한국의 정신적 수도'라는 별칭을 가진 만큼, 조용하지만 깊은 매력이 있는 도시입니다. ITX나 무궁화호를 타고 여유롭게 갈 수 있고, 느린 시간을 보내며 힐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안동에서 가장 유명한 여행지는 단연 하회마을입니다. 기차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시내버스나 택시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요. 하회마을은 600년 이상 보존된 양반촌으로,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하는 살아 있는 마을입니다.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흙담길, 고택, 느티나무 그늘… 이 모든 풍경이 여행자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줍니다.
또한 도산서원은 안동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배움의 도시'임을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퇴계 이황의 학문 정신이 스며 있는 공간으로, 고즈넉한 강변 풍경과 함께 걷는 시간이 참 특별합니다. 마치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거든요.
요즘에는 안동 구(舊) 시가지도 주목받고 있어요. 간판 없는 한옥 카페, 전통주 갤러리, 헌책방 등이 숨어 있는 거리에는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가 흐르기에 안동 핫플로 자리잡고 있어요.
안동에 왔다면 반드시 맛봐야 할 음식이 있죠. 바로 안동찜닭과 헛제사밥. 특히 찜닭은 본고장에서 먹는 게 확실히 다릅니다. 간장 베이스에 은은하게 매콤한 국물, 그리고 당면까지 놓칠 수 없죠.
🎯 추천 코스: 안동역 → 하회마을 → 도산서원 → 구시장 골목 탐방
🍽 추천 음식: 안동찜닭, 헛제사밥, 안동소주
3. 포항 – 바다와 철의 도시, 새롭게 떠오르다
서울역 → 포항역 / 약 2시간 30분 (KTX)
경상북도 하면 산과 전통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포항처럼 해양 도시로서의 매력을 지닌 곳도 있습니다. KTX를 타면 2시간 반 만에 포항역에 도착하고, 시내 및 해변과도 거리가 가까워 여행 동선이 좋습니다.
포항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호미곶 해맞이광장. 이른 새벽에 도착해 붉게 물드는 동해를 바라보며 해를 맞이하는 여행을 하기에도 좋고, 해가 있는 어느 시간대에든 방문하여 ‘상생의 손’ 조형물 앞에서 찍는 사진도 추억이 됩니다.
영일대 해수욕장은 시내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근처에 위치한 죽도시장은 신선한 해산물을 먹기 좋은 곳입니다. 회를 포장해서 바닷가에서 먹는 것도, 포항 여행에서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예요.
그리고 요즘 주목받는 포인트는 바로 철길 숲길입니다. 옛 포항~영덕 간 폐선부지를 활용한 산책로인데, 철길 위를 걷거나 자전거로 달리며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어요. 인생샷은 말해 뭐해.
포항의 특색 있는 음식으로는 물회, 과메기, 장치찜이 있습니다. 특히 물회는 여름철 최고의 별미로, 시원하고 새콤한 육수에 해산물이 듬뿍 들어가 입맛을 확 살려줍니다.
🎯 추천 코스: 포항역 → 호미곶 → 죽도시장 → 철길 숲길 산책
🐟 추천 음식: 포항물회, 과메기(겨울), 장치찜
기차로 만나는 경북의 깊이
경상북도는 한국의 뿌리를 간직한 지역입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부담스럽지 않게, 기차라는 도구를 통해 가볍고 편안하게 만날 수 있기때문에 적극 추천하는 여행지입니다.
불국사의 고요한 경건함, 하회마을의 살아 있는 전통, 호미곶의 드넓은 바다. 모두 다른 색깔을 지녔지만, 어느 하나 빠짐없이 매력적입니다. 작은 도시라 할 게 없을 것 같지만 그 지역의 특색을 즐기기만 해도 알찬 시간들을 보낼 수 있어요.
이번 주말, 잠시 숨을 고르고 싶다면 기차표 하나 끊어 경북으로 떠나보세요.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도, 천천히 걸어도 좋은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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