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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지

마흔이 되니 혼자 떠나고 싶어졌다 - 전라도 혼행 후기

by cocosummer 2025. 7. 15.

요즘 주변 친구들과 얘기하다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다들 "혼자 어디 떠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누구든 마찬가지일꺼라 생각해요. 회사, 가족, 인간관계.. 저는 하루 종일 누군가와 함께 있다 보니 정작 나 자신과는 대화할 시간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나는 뭘 좋아하고, 어떤 걸 원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작년 가을,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떠났습니다. 목적지는 전라도.

왜 하필 전라도였냐고요? 뭔가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거든요. 바쁘게 돌아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그냥 천천히 걷고, 혼자 앉아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곳 말이에요. 결과적으로는 정말 잘 선택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다녀온 세 곳을 소개해드릴게요. 40대 혼자 여행 고민 중이시라면 참고하세요!

전라도 혼행 후기 담양 메타세콰이어길
메타세쿼이아길

1.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 걷는 것만으로도 치유받는 곳

첫 번째로 간 곳은 담양이었어요. 사실 메타세쿼이아길은 워낙 유명해서 사람 많을 줄 알았는데, 평일 아침에 가니까 정말 조용하더라고요.

2km 정도 되는 길인데, 처음에는 "이거 금방 걷겠네" 싶었는데 막상 걸어보니 한 시간 넘게 걸었어요. 자꾸 멈춰서 나무도 보고, 앉아서 쉬기도 하고.

특히 가을이라 단풍이 정말 예뻤어요. 나뭇잎이 바람에 떨어지는 소리, 새소리, 그리고 제 발걸음 소리만 들리는 그 시간이 정말 좋았습니다. 스마트폰도 꺼두고 무작정 걸었는데, 머릿속이 정말 깨끗해지는 느낌이었어요.

근처에 죽녹원도 있어서 같이 다녀왔습니다. 대나무 숲길도 정말 좋더라고요. 피톤치드 때문인지 공기가 정말 상쾌했어요.

혼자 걷는 게 처음에는 좀 어색했는데, 막상 해보니 누구 눈치 안 보고 내 속도대로 걸을 수 있어서 오히려 편했답니다. 빨리 걷고 싶으면 빨리 걷고, 쉬고 싶으면 언제든 쉬고.

전라도 혼행 후기 순천만 갈대밭
순천만

2. 순천만 국가정원 - 하루 종일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곳

두 번째는 순천만 국가정원이었어요. 여기는 진짜 넓어서 하루 종일 있었는데도 다 못 봤어요.

아침 일찍 가서 사람 별로 없을 때 연못가 벤치에 앉아서 커피 마시면서 멍 때렸는데, 그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고요. 새들이 물 위에서 놀고 있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고.

각국 정원 테마가 있어서 돌아다니는 재미도 있었어요. 기분에 따라 다른 길로 걸을 수 있어서 좋았고, 곳곳에 앉을 수 있는 벤치가 많아서 중간중간 쉬면서 책도 읽었어요.

저녁에는 순천만 습지까지 가서 갈대밭 노을을 보고 왔습니다. 진짜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 되는 아름다움이었어요.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예뻤지만, 동시에 혼자 봐서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순천만에서는 외로움보다는 평화로움을 많이 느꼈어요. 아, 이런 게 진짜 여유구나 싶었답니다.

3. 고창 선운사 - 마음을 비우러 간 산사

마지막으로 간 곳은 고창 선운사였어요. 사실 템플스테이에 관심이 있었는데, 막상 하기는 좀 부담스러워서 그냥 당일치기로 다녀왔어요.

선운사 가는 길부터 정말 좋았어요. 큰 나무들이 터널을 만들어놓은 것 같고,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더라고요.

사찰 안은 정말 조용했어요. 스님들이 지나가시는 소리, 그 외 도심에선 들을 수 없는 자연의 소리. 그런 소리들이 오히려 더 깊은 정적을 만들어주는 것 같았어요.

한 시간 정도 법당에 앉아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있었는데, 그런 시간이 정말 필요했구나 싶었어요. 평소에 머리가 얼마나 복잡했는지 그때야 깨달았어요.

도솔계곡도 걸어봤는데, 물소리 들으며 걷는 게 정말 좋았어요. 다음에는 용기 내서 템플스테이도 해보려고요.

혼자 여행,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혼자 여행이 외롭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해보니 전혀 외롭지 않았어요. 오히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보다 더 깊이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라도는 정말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곳이더라고요. 사람들도 친절하고, 급하지 않은 분위기가 혼자 여행자에게는 딱 맞아요.

무엇보다 내 속도대로,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았어요. 피곤하면 쉬고, 좋은 풍경 만나면 한참 바라보고, 맛있는 음식 만나면 혼자서도 당당하게 들어가서 먹고.

마흔이 되니 정말 나 자신과 대화할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런 시간을 갖고 싶으신 분들께 전라도 혼자 여행 정말 추천해요.

혼자 떠나는 게 처음에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한 번 해보면 "왜 이제야 했을까?" 싶을 거예요. 저는 이제 1년에 한 번씩은 꼭 혼자 여행 가려고 해요.

여러분도 용기 내서 떠나보세요. 전라도가 조용히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